코스웍을 핑계로 한동안 등한시 했던
진짜(?)연구를 하고 있다.
아직도
자율적 스케쥴에 익숙지 않은 탓일까
시간적 여유가 불필요하게 많이 생겨버린 느낌이고,
이럴 때마다 늘 버릇처럼
시간을 해야 할 일들에 쓰지 못하고,
막연한 생각들에 써버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한동안 잠잠했던 방향설정에 대한 고민이
간만에 떠올라 실컷 방황중이다.
'난 왜 아직까지 이 나이토록 학생으로 남아 배우고 있는가?'
(이 녀석 참 오랜만이다!)
정답보다는 핑계에 가까운 이런저런 생각들을 마주하다
'배움의 목적'이란 것이 아직 내 수준에서는 쉽게 정의되지 않겠다 싶어
힌트라도 구할 겸
'교육의 목적'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게 되었다.
(『배움학』은 없지만 『교육학』은 있으니 참 다행이다. )
재미있게도 이번 방학엔 Alfred Whitehead의 책을 읽어보려 했었는데,
(그의 Upward와 지두의 Freedom 대결이 무척 궁금하다.)
그 역시 교육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가진 것 같아 보였다.
도서관에서 깡그리 수집한 그의 책들 중
「The aims of education and other essays」에서
에센스로 보이는 두 문단을 정리해본다.
'삶에 대한 열정'과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해주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에 기여토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대학의 존재이유라고 말한다.
일차적으로는 삶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찾아온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공공선을 만들어 내는 것일 테고,
보다 전문화된 오늘날의 각 영역에서는
체계화 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교육받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키도록 돕고,
그것을 사회 다수에게 유익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대학교육에 한정된 이야기라기보다는 특히 대학교육이 취해야 할 방향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는 경험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이지 않다고도, 젊은이들이 경험이 전혀 없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모든 문장에 일일이 균형을 잡아줘야 이견이 없어질는지,,
(비판을 슬로건으로 하는 자유주의 식 교육이 창의적이지 않을 뿐더러 이상적이지도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최근 토론식, 미국식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데에 충분히 공감하고, 솔직히 완전 쌤통이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경험'과 '창의력'이 호-순환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knowledge 대신 discipline이라고 한 것은
'교육의 리듬'에 대한 논의에서 밝힌 대로
'자유롭게 캐묻기 전에 절제하고 받아적고 음미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라는 의미가 녹아있지 않나 생각된다.
최근 사회동향을 가만히 지켜보면
전반적으로 진동하는 균형 없이 양 쪽이 서로를 잡아먹으려고만 너무 애쓰는 것 같다.
특히 제 1차 멀티미디어, 인터넷 세대들이
사회 곳곳에서 목에 힘 좀 주는 시대가 오게 되자
그 표면적 불균형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창의적인 집단들이 기성의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순수한 열정만큼이나
경험과 원리원칙을 쌓아온 집단들이 새로운 것을 우려하는 것 역시 소중하다.
즉, 기성의 것에 대한 자의적 분석만큼 검증되지 않은 창의성 역시 불확실한 것이다.
이 두 집단이 싸우는 것까지는 좋으나(아니 이상적인 상태이다.),
그 주장들이 서로와의 공존을 거부하는 수준에 이른다면
화이트헤드의 말을 빌려 그 시스템은 Tragedy가 되어 버린다.
적어도
좌우 혹은 위아래의 갈림길에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
내 견해와 달라 도저히 참고들을 수 없는 반대편의 이야기라도
꾸준히 찾아 들을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내 편의에 맞춘 그들의 선택적 과거를 기준으로
비판만 쌓아나간다면
결국 상대는 온데간데 없이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내 인생, 내 지금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양 쪽이 활발하게 진동하며 평균적으로 보았을 경우에나 평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태'
이것이 바로
자사의 중용
지두의 자유
백두의 교육
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힌트를 활용하여
누군가 배움의 목적이 무어냐 물으신다면
'내가 갖고 있는/갖게 된 순수한 열정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체로 다듬는 과정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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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기 2012/01/06 05:53
tgno3님, 저 기억하실지 모르겟네요 ㅎㅎ
블로그가 요즘 은 뜸 한거 같아요.
유학생활은 어떠신지요?
교육이라...배움이라... 참 생각만 해도 답답해지네요, 저도 대학에서 몇년이나 허비하는지... 도데체 뭘 공부를 해야하는지도 아직 정확하지도 않네요, 그럴수록 좌절하게만 되고,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하는데 정작 그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는 느낌...
우울해지네요, 그래도 학생의 본분을 다해 열심히 살아봅시다. 언젠가는 지금 이순간을 그리워 할테니까요.-
TGno3 2012/01/08 11:27
안녕하세요 또기님! 위에 적어놓은대로 방학이라 좀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포스팅 뿐만 아니라 요즘 아주 조용하게 살고 있습니다. 최근 인문-철학관련 책들을 보고 있는데, 제가 그동안 말하고 행동했던 모습들이 얼마나 경박하고 초라한 것들이었는지 무한 부끄러움에 갖혀버린 것 같습니다. 가끔은 책을 읽는게 두렵기까지 합니다. 읽어서 하나를 배우게 되면, 더 알아야 할 것들이 산더미 만큼 앞에 보입니다. 알면 알수록 모르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정말로 어찌할줄을 모르겠습니다. 언제쯤이면 몰라도 아는척을 해야 하는지 그 시점이 궁금하기도 하구요. 분명한 것은 제가 이 배움의 과정에서 한 장 한 장 제 선택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뿐인 것 같습니다. 지금 '답답'하다고,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요즘 읽은 구절 중에 '느낌'을 섣불리 '단어'로 정의하지 말라더군요. 단어는 과거 경험의 산물이고, 현재의 느낌은 항상 새로운 것인데 이를 음미도 못해보고 무작정 과거경험으로 덮어씌워 버리기에는, 그것도 잘못될 수도 있는 규정을 통해, 너무 아깝잖아요? 언어라는 것이 상징성이 있어서 효율적이긴 하지만 그 규정성은 자칫 순수한 현재의 느낌을 왜곡해버리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참 도움 안 되는 말이지요?..죄송! 아무튼 저도 언젠가 지금 이 과정의 연장선 혹은 이 과정을 초월한 다른 과정에 존재하겠죠, 부디 지금과정이 그 언젠가에 도움이 되는 길이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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